1987년, 교통사고로 춘천에 병원에 한달간 입원했던적이 있다.
다리 골절이였지.
병실에는 나보다 더 어렸던 꼬마가 있었던것도 같은데
오래된 기억이라 확실하지 않다.
병실을 나오면 길게 뻗은 복도의 가운데 움푹 파인 공간이 있었다.
음료 자판기를 마주보고 플라스틱 의자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 사이에 문이 하나있었고 그 문 위에는 '수술중' 이라는 램프가 있었다.
뭐 그것도 정확하지는 않지, 7살의 난 글도 못 읽었으니까.
글도 못읽었던 40년 전 기억 속에서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건 변비다.
맞은편에 계신 할머니께서 용변을 보고 간이 변기를 치우는데 동그란 똥이 몇개 보였다.
그러면서 간병 하던 가족에게 말하길 '변비에 걸렸어' 라고 하셨다.
그래서 난 꽤 오래동안 변비를 똥이 동그랗게 나오는걸 말하는줄 알았다.
그 7살 이후로 누군가 변비에 걸렸다는 얘기를 티비건 주변 사람들이 말할때 난 '저 사람은 지금 변비에 걸려서 동그란 똥을 싸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꽤 긴 시간동안 내게 변비는 똥이 동그랗게 나오는 질환이였다.
누구도 내게 설명해주지도 않았고 나도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다.
7살때 이미 경험을 통해 배웠기에.
내게 얼마나 많은것들이 변비였을까?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오해하고 살았고 살고 있을까?
우리는 왜 변비에 시달리는걸까?
삶은 온갖 변비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시원하게 배설하지 못하며 살아간다.
동그란 똥.
이제 난 그게 변비가 아니란걸 안다.
그러나 난 그게 유년시절 내게 변비였다는걸 잊지 않는다.